2020년 하반기 회고

상반기 회고를 작성한게 얼마전 같은데, 벌써 12월의 마지막 주말이 되어 지난 하반기와 함께 한 해를 돌아보고자 한다.

😷 COVID 그리고 WFH

1월 말, 설 연휴 무렵이었을까. 당시만 하더라도 기관지가 예민하거나 미세먼지에 취약한 편이 아니라면 굳이 마스크를 쟁여둘만한 이유가 없었던 때였다. 그런데 갑자기 마스크 구매가 폭증하고, 덩달아 가격도 말도 안되게 오르기 시작했다. 회사에서 주문/결제 도메인을 담당하는 팀에 속한 덕분에(?) 다행이게도 조금 빠르게 함께 사는 가족들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마스크를 그래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충분하지 못한 마스크 공급량이 수요량을 견디지 못해 일시품절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매번 마스크가 풀리는 시간대마다 트래픽이 급증했고, 마스크 5부제라는 나름의 신박한 대안과 충분한 공급량이 뒷받침되기 전까지 동일한 현상이 랜덤하게 발생하였다.

회사의 배려와 함께 시작된 재택근무가 2021년을 며칠 남기지 않은 지금까지, 거의 1년 가까운 기간동안 지속될거란 예상은 전혀 하지 못했다. 메르스나 그 전의 상황처럼 길어봐야 몇 달 정도겠거니- 라고 생각했다. 줌을 통한 팀 미팅과 업무 관련 회의, 올핸즈 미팅, 심지어 온라인 팀회식까지 경험하며 느낀 점은 재택근무가 조금은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으나 나를 포함한 대다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적응하고 있고, 적당히 멀어진 사회적 관계가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전의 평범한 일상이 그립기도 했다.

2021년을 맞이하는 시점인 지금은 매일같이 확진자수가 천명을 넘고 있어 언제 어디서 걸릴지 모르는 상황인지라, 재택근무 덕분에 적어도 출퇴근길에 마주하게 될 혹시 모를 감염으로부터의 걱정에서 벗어난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다.


언택트를 넘어 온택트

코로나 영향으로, 거의 대부분의 컨퍼런스와 밋업 등의 모임이 온라인-라이브로 진행되었다. 2019년 연말 즈음에 참석한 오프라인 행사 이후로는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모임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온라인이 대세였다.

if kakao, DEVIEW 2020, 우아한 테크콘서트 등의 굵직한 행사들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워낙 신청률이 높아 하나라도 당첨되기가 어려워 후기나 뒤늦게 올라오는 영상을 보고 아쉬움을 달랬는데, 코로나 덕분에 누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좋은 점들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연말이나 연휴 시즌마다 종종 찾던 공연장이나 영화관은 언택트를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 발길을 끊은 지 오래지만, 반대로 넷플릭스유튜브 컨텐츠 소비가 급증한 올 한 해였다. 참을성있게 다음 회를 기다릴 성격이 아니거나 혹은 정해진 시간마다 무언가를 챙겨보는 타입이 아닌지라, 사실 넷플릭스는 이전에 몇 번이나 구독과 해지를 반복했었다. (반대로 얘기하면 몰아보기를 선호하는 타입이라고 할 수도..)

어쩔 수 없이 방구석에서 컨텐츠를 소비할 수 밖에 없는 현실과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조금 덜한 상황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조금의 노력을 통해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으면 하는 조그만 바람이 있을 뿐이다.


글또 4기와 5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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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또 4기에 이어 5기를 신청했다. 글또 활동을 통해 지난 1년동안 (이 글 포함) 총 12개의 글을 작성할 수 있었다. 회고 혹은 다짐글을 제외하면 얼마 되진 않지만,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고자 하는데 2주마다 돌아오는 마감일과 예치금 차감이라는 방법이 효과가 있었다. 하루 하루는 생각보다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지만, 2주는 (특히 글또를 시작한 이후로) 생각보다 엄청 빠르게 돌아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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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주로 React와 JavaScript와 관련된 내용들을 작성하였다. 공식 문서의 내용과 함께 간단한 예제와 함께 글을 작성하곤 했는데,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글은 ✨♻️ JavaScript Visualized: Event Loop 를 번역한 글이었다.

개인적으로 상태에 따른 변화를 알기 쉽게 알 수 있도록 gif 이미지를 통해 시각적으로 설명해줘서, 다소 모호할 수 있는 개념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주기적으로 회고 글을 작성하다보니,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할 수 있고 아쉬운 점들을 다음 분기의 개선점으로 삼을 수 있었다.

상반기까지는 재택 환경에 적응하고 동시에 업무에 적응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하반기에는 조금 더 역량을 기르고자 유료 강의와 책을 통해 기술을 습득하고 업무에 적용하고자 노력했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 중 하나로 매월 2개의 인프런 강의를 수강할 수 있어, JavaScript와 React 뿐만 아니라 Node.js와 TypeScript 관련 강의들을 수강했다. 강의의 내용을 블로그엔 기록하진 못하지만, 덕분에 기존의 업무 환경에 국한되지 않고 개선점을 찾아보거나 조금 더 다양하게 고민할 수 있게끔 시야를 넓혀주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다가오는 2021년에는

개인적으로는 코로나로 인해 다양한 취미생활을 빼앗겨 아쉬움이 많이 남는 2020년이었다.

  • 여행

여행을 위해 아끼고 아껴둔 연차를 아직도 다 쓰지 못해 조금 여유로운 연말을 보내게 되었다. 5월의 연휴엔 포르투, 6-7월엔 몽골 고비사막 투어를 계획하였는데.. 계획만 하게 되어 매우 아쉬웠다 (ㅠㅠ) 내년에는 멀리 가진 못하더라도 모두가 건강하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되찾을 수 있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 운동

요가와 라이딩, 런닝을 비롯한 운동 생활 마저도 코로나의 영향권 아래 조심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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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애플워치를 사용하고 있는데, 코로나 전인 2019년 가을과 코로나 이후인 2020년 봄의 활동링을 비교해보니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너무나 정적인 2020년이었다 ㅠㅠ) 덕분에 작년에 비해 다소 무거워진 몸이지만, 홈트라도 해야겠다 싶어 구매한 싸이클도 틈틈이 타고, 요가원에 직접 가는 대신 매주 줌을 통해 진행되는 허니쌤의 요가 수업도 놓치지 말아야지! 운동도 배움도 게을러지지 않는 2021년을 보내야겠다 :)

2021년에는 모두가 조금 더 웃을 일 많고 건강하며, 코로나에 빼앗긴 평범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